Logtenberg MEW, et al. Nature Medicine 25:612 (2019) · Li L, et al. Nat Chem Biol 10:1043 (2014) · Zha Y, et al. Nature Immunology 7:1166 (2006)
면역 표적의 약은 종양을 직접 죽이지 않습니다. 면역세포를 막고 있던 장치를 치웁니다.
지금까지 열둘은 전부 종양 세포 자체를 노렸습니다.
약이 종양 세포 안의 단백질에 붙어 그 세포를 죽였어요.
이번 셋은 다릅니다. 약은 종양을 죽이지 않습니다.
면역세포가 종양을 죽이러 가는 길을 막고 있던 장치를 치울 뿐이에요.
죽이는 일은 면역세포가 합니다.
이 접근이 실제로 통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어 있습니다.
면역관문억제제(PD-1 · PD-L1 을 막는 약)가 그 첫 세대예요.
문제는 듣는 사람이 절반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파이프라인의 이 셋은 전부 그 안 듣는 사람들을 겨냥합니다.
QPCTL — '먹지 마' 표시를 못 만들게
대식세포는 몸속 청소부입니다. 이상한 것을 발견하면 삼켜요.
그런데 삼키기 전에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 "먹지 마" 표시가 붙어 있는가.
그 표시가 CD47 이라는 단백질입니다. 정상 세포는 이걸 달고 다녀요.
그리고 많은 암세포가 이걸 잔뜩 달고 있습니다. 청소부를 속이는 거죠.
그래서 CD47 을 막는 약이 여럿 시도됐는데 — 어려웠습니다.
적혈구가 CD47 을 가장 많이 달고 있어서 약이 거기 다 붙어 버리거든요.
그리고 적혈구가 잡아먹히면 빈혈이 옵니다.
파이프라인 원문은 이 프로그램의 목표를 COLD tumor 라고 적습니다.
뜨거운 종양(hot)
면역세포가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브레이크만 풀면 공격이 시작돼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가 잘 듣는 쪽입니다.
차가운 종양(cold)
면역세포가 아예 안 들어와 있습니다. 브레이크를 풀어도
밟을 사람이 없어요. 기존 약이 안 듣는 쪽입니다.
차가운 종양을 데우는 것이 이 셋 모두의 목표입니다.
ENPP1 — 경보를 지워 버리는 효소
세포 안에 있으면 안 되는 자리에 DNA 가 굴러다니면 세포는 놀랍니다.
바이러스가 들어왔거나 자기 유전체가 부서졌다는 뜻이니까요.
그때 세포는 cGAMP 라는 작은 분자를 만들어 냅니다. 경보 신호예요.
이 신호가 STING 이라는 감지기를 켜고, 인터페론이 나오고,
면역세포들이 몰려옵니다. 종양을 데우는 자연스러운 경로입니다.
암세포는 염색체가 어수선해서(13강!) 이 경보가 자주 울립니다.
그런데 종양이 어떻게 살아남을까요?
경보 분자를 밖에서 분해해 버립니다.
그 분해를 하는 효소가 ENPP1 입니다. 세포 표면에 붙어 있고,
새어 나온 cGAMP 를 만나는 족족 잘라요. 이웃 면역세포에게 신호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르고 남은 조각이 아데노신 이 되는데, 이것 자체가 면역을 누그러뜨립니다.
경보를 지우고 그 자리에 진정제를 뿌리는 셈이에요.
종양은 경보를 안 만드는 게 아닙니다. 계속 만들고 있어요. 지워지고 있을 뿐입니다. 지우는 손을 막으면 경보가 저절로 쌓입니다.
Python브라우저에서 실행
DGKA — T세포에 걸린 자체 브레이크
T세포가 종양 세포를 알아보면, 접촉면에서 신호가 켜집니다.
그 신호의 초기 전달자가 DAG 라는 지질이에요. DAG 가 쌓이면 T세포가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이 신호를 끄는 장치도 필요합니다. 안 그러면 T세포가 영원히 켜져 있을 테니까요.
그 끄는 일을 하는 것이 DGKA 입니다. DAG 에 인산기를 붙여 다른 분자로 바꿔 버려요.
문제는 종양 안의 T세포에서 이 브레이크가 과하게 걸려 있다는 것입니다.
오래 자극받은 T세포는 DGKA 를 잔뜩 켜 놓고, 그 상태에서는 종양을 봐도 반응하지 않아요.
그것을 탈진(exhaustion) 또는 무반응(anergy) 이라고 부릅니다.
DGKA 를 막으면 DAG 가 다시 쌓이고, T세포가 다시 반응합니다.
파이프라인 원문이 in combination with checkpoint inhibitor 라고 적은 이유예요 —
기존 면역관문억제제로 겉 브레이크를 풀고, DGKA 억제제로 속 브레이크를 푸는 겁니다.
세 표적을 하나씩 켜고 꺼 보세요. 차가운 종양이 어느 조합에서 데워지는지 — 그리고 셋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왜 부족한지.
불러오는 중…
🤔 확인 문제
QPCTL 이 CD47 자체보다 나은 표적일 수 있는 이유는?
해설 CD47 을 직접 막는 약은 적혈구에 있는 엄청난 양의 CD47 에 다 붙어 버리고 빈혈을 일으킵니다. QPCTL 은 CD47 의 끝을 다듬는 효소라, 막으면 새로 만들어지는 CD47 만 작동하지 못해요. 같은 회로의 다른 자리를 치는 전략입니다.
🤔 확인 문제
'차가운 종양(cold tumor)' 에서 기존 면역관문억제제가 잘 듣지 않는 이유는?
해설 면역관문억제제는 이미 와 있는 T세포의 브레이크를 푸는 약입니다. 애초에 T세포가 안 들어와 있으면 풀 브레이크도, 밟을 사람도 없어요. 그래서 차가운 종양을 '데우는' 표적들이 따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