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강 / 20강

VIPER ① — 부하들의 움직임으로 상사를 읽는다

프로토콜 Phase I-2 · 가상 프로테오믹스라는 발상

VIPER ① — 부하들의 움직임으로 상사를 읽는다
사장실은 조용합니다. 회사가 돌아가는지는 직원들의 책상을 보면 압니다.

전사인자가 얼마나 일하고 있는지 직접 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확한 방법은 단백질 양을 재고, 그중 핵 안에 들어가 DNA 에 붙어 있는 활성형이 얼마나 되는지를 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 실험이 아주 까다롭고, 수백 명 환자의 조직에서 1,600개 전사인자를 전부 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단백질이 많다고 일하는 것도 아닙니다. 인산화되어야 켜지는 것도 있고, 다른 단백질에 묶여 있어야 하는 것도 있고, 핵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mRNA 양은 그중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아요.

VIPER 의 발상 — 원인을 못 재면 결과를 재라.

전사인자가 일했다면 그 부하 유전자들이 움직였을 것이다.
부하들이 한쪽으로 몰려 움직였다면, 그 상사는 지금 일하고 있다.

VIPER = Virtual Inference of Protein activity by Enriched Regulon analysis

이름에 '가상(virtual)' 이 들어간 이유가 이것입니다. 단백질을 잰 적이 없는데 단백질 활성을 말하니까요. 발현 자료만으로 가상의 프로테오믹스를 하는 셈입니다.

부하가 많을수록 신호가 또렷해집니다 — VIPER 가 강한 이유의 절반이 이것입니다.
Python 브라우저에서 실행

왜 부하를 보는 편이 더 정확한가

측정에는 언제나 잡음이 있습니다. 유전자 하나의 값은 흔들려요. 그런데 독립적인 100개의 평균을 내면 잡음이 √100 = 10배 줄어듭니다.

TF 발현 하나만 볼 때

측정값 1개 · 잡음 그대로
게다가 단백질 활성과 잘 안 맞음

약한 신호가 잡음에 묻힌다
레귤론 100개를 볼 때

측정값 100개의 요약 · 잡음 1/10
게다가 '실제로 한 일'의 흔적

약한 신호도 또렷하게 보인다

다만 공짜는 아닙니다. 레귤론이 틀리면 활성도 틀립니다. ARACNE 가 엉뚱한 유전자를 부하로 넣어 뒀다면, 그 유전자의 움직임이 상사의 활성으로 잘못 읽힙니다. 그래서 7~8강의 문턱과 DPI 가 중요했습니다.

🎮 부하 관찰 실험실

레귤론 크기를 바꿔 가며, 전사인자 발현 하나만 볼 때와 부하들의 평균을 볼 때 신호 대 잡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세요.

부하 관찰 실험실 — 몇 명을 봐야 상사가 보이나
불러오는 중…
🤔 확인 문제
VIPER 가 가상(virtual) 프로테오믹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 확인 문제
전사인자의 mRNA 발현량이 활성의 좋은 지표가 아닌 이유로 알맞지 않은 것은?
🤔 확인 문제
레귤론이 100개일 때 활성 추정의 잡음이 줄어드는 정도는 대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