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 20강

남이 이미 낸 자료 — 왜 거기서 시작하는가

NCBI GEO 보유고 2026년 3분기 · Pun FW, et al. Front Aging Neurosci 14:914017 (2022)

남이 이미 낸 자료 — 왜 거기서 시작하는가
실험실에서 자료를 만드는 대신, 이미 만들어져 쌓인 자료를 꺼내 씁니다.

새 약의 표적을 찾으려면 병든 조직과 성한 조직을 견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환자에게서 조직을 얻고, RNA 를 뽑고, 기계에 걸어야 해요. 사람 폐조직 백 개를 그렇게 모으는 데 몇 년이 걸립니다.

그런데 이미 그 일을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학술지 대부분이 이런 규칙을 둡니다 — "원자료를 공개 저장소에 올리지 않으면 논문을 싣지 않는다." 그 저장소 중 가장 큰 것이 미국 NCBI 의 GEO(Gene Expression Omnibus) 입니다.

이미 있는 자료로 표적을 고를 수 있는가?

2026년 3분기 기준으로 GEO 에 쌓여 있는 것은 이렇습니다.

📚
294,462
시리즈(GSE) — 연구 한 건이 시리즈 하나입니다
🧪
8,697,276
표본(GSM) — 조직 한 조각, 세포 한 접시가 하나
📏
28,857
플랫폼(GPL) — 자료를 잰 자의 종류

표본이 870만 개입니다. 한 사람이 평생 만들 수 있는 표본이 수천 개라면, GEO 는 실험실 수천 곳의 평생을 모아 둔 셈이에요.

실험으로 모을 때와 GEO 에서 꺼낼 때 — 표본 수와 걸리는 시간
불러오는 중…

이 강의는 그 일을 작게, 그러나 진짜로 해 봅니다.

폐가 굳어 가는 병이 있습니다.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특발성'은 원인을 모른다는 뜻이에요. 폐포 사이에 흉터 조직이 쌓여 숨을 못 쉬게 됩니다. 진단받고 나서 중앙값으로 3~5년입니다.

GEO 에서 IPF 폐조직을 잰 시리즈 넷을 골랐습니다. 넷 다 실제 공개 자료예요.

등록번호플랫폼IPF정상발표
GSE24206Affymetrix HG-U133 Plus 2.01762010
GSE10667Agilent 4x44K23152009
GSE110147Affymetrix Human Gene 1.0 ST22112018
GSE53845Agilent 4x44K (2색)4082014
합계10240—

환자 102명. 혼자 모으려면 십 년이 걸렸을 숫자입니다. 우리는 오후 한나절에 내려받았어요.

네 시리즈를 표로. 이 숫자가 20강 내내 따라다닙니다.
Python 브라우저에서 실행

표본 142개. 그런데 정상이 40개뿐이라는 데 눈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정상 조직은 구하기 어렵거든요. 건강한 사람의 폐를 떼어 낼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연구자들은 다른 데서 정상을 구합니다. 이식용으로 기증됐지만 쓰이지 못한 폐, 폐암 수술에서 잘라 낸 조각의 성한 가장자리, 부검 조직….

넷 중 한 시리즈의 '정상'이 무엇이었는지는 16강에서 봅니다. 그 한 줄이 결과를 어디까지 흔드는지도요.

🤔 확인 문제
GEO 에 쌓인 표본(GSM)이 870만 개인데도 IPF 폐조직 정상 대조가 40개뿐인 가장 큰 이유는?
🤔 확인 문제
인실리코메디신이 ALS 표적을 찾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